
남대문시장 닭진미 강원집: 1962년부터 끓여 온 닭곰탕, 내가 2015년부터 다니는 이유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 안, SINCE 1962 간판을 단 닭곰탕집. 맑은 국물에 손으로 찢은 닭고기, 만 원 한 그릇. 점심엔 줄 서는 게 기본이다.
남대문시장 골목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면, 그 줄 끝에는 대개 이 간판이 있다.
SINCE 1962. 닭곰탕.
내가 이 집을 처음 알게 된 건 2015년이다. 그 뒤로 남대문 근처에 일이 생기면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들른다. 유행하는 맛집은 몇 년 사이에 생겼다 사라지지만, 이 집은 60년 넘게 같은 골목에서 같은 국물을 끓이고 있다. 11년째 다니면서 확인한 건 하나다. 이 집 국물은 변하지 않는다.
갈치조림 골목 안쪽, 오렌지색 간판

남대문시장의 좁은 갈치조림 골목으로 들어가면 빨간 갈치 간판들 사이로 오렌지색 간판 하나가 보인다. 큼직하게 닭곰탕, 그 아래 작게 닭진미(舊 강원집). 사람들이 아직도 강원집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간판에 그대로 적혀 있다.
골목은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가야 할 만큼 좁다. 점심 무렵이면 이 골목에 닭곰탕을 기다리는 줄이 생긴다. 처음 오는 사람은 당황하지만, 단골들은 안다. 여기서는 줄 서는 게 기본이다.

산처럼 쌓인 닭고기

가게 입구 쪽 조리대에는 삶아서 손으로 찢은 닭고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장갑 낀 손이 쉬지 않고 고기를 찢고, 양은 냄비에 담고, 국물을 붓는다. 60년 넘게 이 동작이 반복됐다고 생각하면 한 그릇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이날의 한 상

상은 단순하다. 양은 냄비에 담긴 국물, 공깃밥, 접시에 따로 나온 닭고기. 반찬은 김치, 깍두기, 파와 고추를 띄운 양념간장, 생마늘과 빨간 양념. 화려한 건 하나도 없는데, 이 단순함이 오히려 믿음직하다.

첫 숟가락: 맑은데 진하다

국물은 뽀얗지 않고 맑다. 대파가 송송 떠 있고, 기름이 과하게 뜨지 않는다. 첫 숟가락은 꼭 아무것도 넣지 말고 그대로 먹어 보자. 맑은데 싱겁지 않고, 진한데 무겁지 않다. 닭을 오래 고아 낸 국물은 이렇게 깔끔한 감칠맛이 끝까지 남는다. 소금과 후추는 그다음에, 입맛에 맞게.
닭고기는 양념간장에, 껍질은 따로 한 점

접시에 따로 나온 닭고기는 큼직하다. 닭다리 하나에 결대로 찢은 살코기가 넉넉하게 담겨 있다. 퍽퍽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결이 살아 있고 쫄깃하다. 파와 고추가 들어간 양념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그게 바로 이 집의 정답이다.

그리고 닭 껍질. 쫀득하고 고소한 이 한 점 때문에 일부러 이 집을 찾는 사람도 있다. 껍질 한 점, 깍두기 한 조각, 국물 한 숟가락. 이 루프가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다.
마무리는 무조건 밥 말기

반쯤 먹었으면 공깃밥을 국물에 통째로 만다. 후추를 톡톡 뿌리고, 김치 한 조각 얹어서 한 숟가락. 밥알 사이사이로 닭 국물이 스며든다. 이게 내가 11년째 이 골목을 찾아오는 진짜 이유다.

결과는 매번 같다. 바닥까지 비운 냄비.
메뉴와 가격

| 메뉴 | 가격 |
|---|---|
| 닭곰탕 (대표) | 10,000원 |
| 고기백반 | 12,000원 |
| 닭고기 | 11,000원 |
| 통(국내산)닭 | 23,000원 |
| 소주 · 맥주 | 5,000원 |
| 청하 | 6,000원 |
| 백세주 | 8,000원 |
| 막걸리 | 4,000원 |
벽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함께 적힌 메뉴 사진이 붙어 있어서 외국인 친구와 가기에도 편하다. 그 위에는 SBS 맛있는 집 멋있는 집 방영 액자가 걸려 있다. 이 집이 얼마나 오래 사랑받았는지 보여 주는 증거다.
웨이팅 팁: 일찍 가는 게 답이다

이 집에서 점심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다. 12시 전후로 가면 골목에 줄이 서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그래서 내 팁은 단순하다.
- ⏰ 11시 30분 전에 도착하자. 점심 피크를 피하면 기다림이 확 줄어든다.
- 🌅 아침 8시에 문을 연다. 아침 해장이나 이른 점심으로 가면 가장 여유롭다.
- 🗓️ 일요일은 쉰다. 주말 남대문 나들이라면 토요일에 가자.
방문 정보
📍 닭진미(구 강원집) ·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22-20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골목)
- 🚇 가는 길: 4호선 회현역 5번 출구에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도보 5분 안팎. 갈치조림 골목 안쪽에 있다.
- 🕐 영업시간: 08:00~20:30, 일요일 휴무
- 💰 가격: 닭곰탕 10,000원, 고기백반 12,000원
- 💳 결제: 카드 결제 가능
- ☎️ 전화: 02-753-9063
- 🗺️ 지도: 구글 지도에서 보기

Jayden의 한 줄 평
유행은 지나가도 국물은 남는다. 2015년에도, 2026년에도 같은 맛.
- 닭곰탕 국물: ★★★★★
- 닭고기·껍질: ★★★★★
- 가성비: ★★★★★ (만 원에 이 한 상)
- 재방문 의사: 11년째 재방문 중. 다음에도 일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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