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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뚝배기에 담긴 빨간 내장탕과 깍두기, 스테인리스 공깃밥이 놓인 왕곱창 테이블
음식

낙성대 왕곱창 내장탕: 숟가락마다 곱이 딸려 올라오는 13,000원의 반칙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2분, 곱창집이 끓이는 내장탕. 한 숟갈 뜰 때마다 곱이 따라 올라오고, 들깨가루 한 스푼이면 게임 끝. 서비스까지 친절했던 목요일 밤의 기록.

상록수v1.0버전작성 2026년 9월 26일→ 갱신 2026년 9월 26일

목요일 밤 10시 20분. 배는 고프고, 내일은 금요일이고, 국물이 당긴다.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2분. 간판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집에 들어갔다. 이름이 왕곱창이다. 가게 이름에 '왕'을 붙였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진짜 왕이거나, 허세거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집은 이름값을 한다.

곱창집의 탕은 믿고 먹는다

국밥집 내장탕과 곱창집 내장탕은 출발선이 다르다. 곱창집은 매일 곱창을 손질하는 집이다. 좋은 내장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부엌에서 끓인 탕이니, 건더기가 부실할 수가 없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붙은 한 줄 요약도 딱 이렇다. "신선함으로 무장한 잡내 없는 곱창."

메뉴판도 곱창집이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는다.

모듬곱창, 곱창전골, 곱창, 막창, 대창, 벌양 가격이 적힌 왕곱창 메뉴판과 맥주 냉장고
메뉴판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곱창.
모듬곱창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적힌 포스터와 손님들의 벽 낙서
"모듬곱창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포스터. 곱창에 진심인 집이다.
메뉴가격
소머리국밥 (포장 가능)12,000원
내장탕 (포장 가능)13,000원
양무침20,000원
모듬곱창 (곱창·막창·대창, 2인분 이상)22,000원
곱창23,000원
곱창전골 (중 / 대)40,000원 / 50,000원

주인공 등판: 내장탕 13,000원

빨간 기름이 뜬 국물에 대파, 우거지, 당면이 들어간 뚝배기 내장탕
보글보글 끓으며 도착. 여기까지는 평범한 내장탕의 얼굴이다.

뚝배기가 끓는 소리를 내며 도착한다. 빨간 기름이 동동 뜬 국물 위로 대파, 우거지, 당면이 얽혀 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아는 내장탕이다.

그런데 숟가락을 넣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숟가락 위로 곱이 꽉 찬 곱창과 양, 당면, 대파가 함께 떠올려진 모습
한 숟갈 떴을 뿐인데 곱창과 양이 같이 올라온다. 이게 기본값이다.

한 숟갈 떴을 뿐인데 곱이 꽉 찬 곱창이 딸려 올라온다. 양도 같이 올라온다. 두 번째 숟갈에도, 세 번째에도. 보통 내장탕은 건더기를 '발굴'하는 게임인데, 여기는 건더기를 피해서 국물만 뜨는 게 더 어렵다.

곱이 진짜 알차다. 씹을수록 고소한 곱이 국물에 녹아들고, 우거지와 당면이 그 국물을 흠뻑 머금는다. 밥 한 공기는 금방 사라진다.

게임 체인저: 들깨가루 한 스푼

테이블 위 뚜껑 달린 양념통에 담긴 들깨가루와 스푼
테이블마다 있는 들깨가루.
내장탕 위에 들깨가루와 후추를 소복하게 올린 모습
들깨가루 한 스푼, 후추 톡톡. 2라운드 시작.

테이블마다 뚜껑 달린 양념통이 있고, 안에는 들깨가루가 들어 있다. 반쯤 먹었을 때 한 스푼 크게 올리고 후추를 톡톡 뿌려 보자. 국물이 한층 걸쭉해지고 고소함이 확 올라온다. 같은 탕 하나로 두 가지 맛을 보는 방법이다.

반찬도 제 몫을 한다

스테인리스 쟁반 위의 깍두기, 배추김치, 간장 장아찌, 간장 소스
깍두기, 배추김치, 간장 장아찌, 그리고 건더기 찍어 먹는 간장 소스.

깍두기, 배추김치, 무·양파·고추를 넣은 간장 장아찌, 그리고 건더기를 찍어 먹는 간장 소스. 뜨거운 국물 사이사이에 새콤한 장아찌를 하나씩 집어 먹으면 입이 리셋된다. 건져 낸 곱창을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추천한다.

벽이 방명록인 집

손님들의 낙서로 가득한 흰 벽과 좌식 테이블이 있는 안쪽 방
안쪽 좌식 자리. 벽 전체가 방명록이다.
스테인리스 원형 테이블과 드럼통 의자가 놓인 곱창집 홀
스테인리스 원형 테이블과 드럼통 의자. 정석 곱창집 감성.

안쪽 좌식 자리의 벽은 손님들의 낙서로 빼곡하다. 곱창 포스터 아래에는 누군가 가게 이름으로 라임까지 맞춰 놨다. "왕 먹으니까! 왕 마싯따!" 그 옆에는 **"둘이서 5인분 순삭"**이라는 자백도 적혀 있다. 이쯤 되면 인테리어가 아니라 리뷰 모음집이다.

홀은 스테인리스 원형 테이블에 드럼통 의자, 정석 그대로의 곱창집 풍경이다. 그리고 서비스가 좋았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응대가 친절해서, 마지막 한 숟갈까지 편하게 먹고 나왔다.

방문 정보

📍 왕곱창 · 서울 관악구 낙성대역길 20 (봉천동 1629-6)

  • 🚇 가는 길: 2호선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도보 약 2분
  • 🕐 영업시간: 월금 11:00다음 날 01:00 (라스트오더 00:00), 토 11:00~22:00, 매주 일요일 휴무
  • 💰 가격: 내장탕 13,000원, 소머리국밥 12,000원 (둘 다 포장 가능)
  • ✅ 편의: 포장, 예약, 단체 이용, 무선 인터넷
  • 🗺️ 지도: 네이버 지도 · 구글 지도

Jayden의 한 줄 평

곱을 찾으러 들어갔다가, 곱에 파묻혀서 나왔다.

  • 곱 밀도: ★★★★★
  • 서비스: ★★★★★
  • 재방문 의사: 있음. 다음엔 포스터에 적힌 대로 모듬곱창도 제대로 즐겨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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